요즘에 쉬는 날마다 아침에 눈뜨면 오후 시간대가 다가오는 게 불안하다. 직장에 있을 때는 일하느라 정신없어 오후시간이 가는 것도 모르고 지냈는데, 쉬는 날만 되면 이상하게 불안하다. 특히 점심 먹고 나서 2시-6시 사이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거나 멍 때리는 내가 불안하다. 아무것도 안 하는 나를 받아들일 수 없는 걸까. 정말 쉬는 날인데도 내 생각은 쉬지 않고 불안한 감정을 생산해 낸다. 근원적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나에 대해 좀 더 공부를 하는 시간을 가져야 될 것 같다. 내 불안이 어디서 오는지에 대해 내가 모른다니... 생각할수록 아이러니하다. 이런 나인데 퇴사를 생각하는 요즘. 고민이 많아진다. 단순히 퇴사를 하는 행위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퇴사 후 쉼을 갖기로 한 내가 제대로 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다. 나는 분명 머리로는 쉼을 갖고 그동안 미뤄뒀던 것들을 하고 싶은데 과연 그 선택이 나에게 맞는 것일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물론 해보지 않고는 모르겠지. 인생은 매 순간 고민과 선택이고 그 선택은 내가 하는 거고 그리고 결과에 대한 책임도 내가 지는 거니까. 나는 회사라는 조직에 맞는 사람인 걸까. 맞춰진 사람인 걸까. 진정한 자유는 구속된 무언가가 있어야 가능한 것일까.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내 무의식에 대한 공부와 나에 대한 도전들. 그리고 앞으로 인생에 대한 많은 선택들의 기로에서 나는 어떤 사람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까. 퇴사는 막연하지만 퇴사 후에 대해 이전에 갖고 있던 두려움보다는 설렘이 돋아나기 시작한 요즘. 설렘 뒤에 도전과 용기와 책임이 뒤따른다는 것을 알기에 안일한 삶을 버리고 시작할 앞으로의 도전에 나는 어떤 마음의 준비들을 해야 될지 올해가 가기 전에 나만의 답을 내리고 싶다. 인간의 숙명 안에서 최대한 나를 위한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기를... 오늘도 그냥 끄적끄적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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